살다 보면 그런 상황 있지 않나?? 혼자 영화는 보고 싶고 마음에 드는 영화가 없는 그런 상황. 난 이 상황에서 위플래쉬를 보게 되었다. 아무 정보도 없이 보게 되었고 결과는 뻔하지 않은가?
교수와 같은 사람을 만나본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런 사람을 만난다면 당신은 어떠한 반응을 보일까? 내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교수와 같은 사람과 작업을 한 적이 있다. 그분 또한 자기와 작업하면 실력적으로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다고 자부하던 분이셨다. 나 역시 그분 덕분에 지금의 자리에 온 것을 인정한다. 누군가한테 뒤쳐지고 싶지 않은 마음, 지금보다 더 잘하고 싶은 마음, 누군가한테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컸다. 현재는 뒤지고 싶은 마음보다는 내가 하는 일을 마라톤처럼 오랫동안 롱런 하고 싶다. 내 실력을 강제로 늘려주신 그 분과 다시 만난다면? 글쎄, 솔직히 잘 모르겠다. 예전과 변한 내 모습이 어쩌면 그 분과 맞지 않지 않을까?
이 영화의 백미는 마지막 공연 장면이다. 마지막 장면을 향해 영화는 힘들게 달려온 기분이다. 확실한 기승전결을 볼 수 있다. 특히 교수가 와서 욕을 하면서 "너가 그랬다는 것을 안다"라는 표현을 할 때에는 내 등골이 서늘했다. 준비되지 않은 주인공은 역시나 망했다. 하지만 주인공이 다시 들어오면서 예상과는 다른 결말이 시작된다. 드럼을 치기 시작하면서 서로 싫어하던 교수와 제자의 모습은 점점 보이지 않게 된다. 교수는 제자의 실력에 뒤늦게 반응하며 영화는 끝이 난다. 영화 이후의 일은 어떨까? 남자 주인공인 앤드류처럼 다시 드럼을 치게 될까? 나였다면 두 번 다시 드럼을 보지 않을 거 같다. 후회 없이 한 일을 다시 보게 될까? 누군가 부르지 않는 이상, 취미 생활처럼 하지 않을까?
사회 생활을 하면서 내가 다짐한 점은 절대 내 실력이 없으면서 남의 작업을 비난하거나 평가하지 말자 였다. 누군가를 지적할 만한 실력을 가지기를 바랐고 나만의 방식대로 공부하고 최대한 나만의 방식으로 이해했다. 내 실력만 충분하면 나와 같이 일하는 동료가 따를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러나저러나 지식과 실력만이 답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영화에서 교수가 드럼을 치는 장면이 한 컷이라도 나오면 이 영화는 전혀 다른 영화가 되었을 거다. 어떠한 사람이든 그에 걸맞은 자리에 가면 그 자리에 가면 당연하다는 생각보다는 약간의 의심을 해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플랫처 교수님, 드럼은 좀 치셨습니까?
이 영활로 인해 "good job"에 대한 생각이 많이 변했다. 유학 생활에서도 들은 말인데 뭔가 듣고 나면 기분이 시원하지 못했다. 어쩌면 플랫처 교수가 하는 말이 맞는거 같다. 어중간한 칭찬은 어쩌면 사람을 어중간하게 만드는 기분이 든다. 차라리 완벽한 평가 또는 비평을 해주는 게 어쩌면 나을지도 모른다. 이러나저러나 이 영화는 좋은 영화다. 나에 대해서 다시 돌아보게 되었고 드럼 또한 배워보고 싶게 만드는 영화다. 드럼, 영화, 연기를 연관 지어서 생각해보면 "위플래쉬"라는 영화가 떠오를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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