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강호, 박해일 주연의 영화 <나랏말싸미>. 좋은 배우들과 함께 작업 한 <나랏말싸미>는 흥행보다는 이슈를 더 많이 남기게 되었다. 한글 창제와 관련해서 정확한 정보가 남아있지 않다 보니 다양한 상상력을 가미하기 좋은 소재이기도 한다. 하지만 상상력이 과했을까? 이 영화 뭔가 찝찝하게 만들었다.
주연 배우진은 화려했다. 배우 송강호가 표현한 묵직한 연기의 세종대왕, 박해일의 스님이지만 하는 행동은 스님 같지 않은 연기가 좋았다. 왕 앞에서 목을 굽히지 않으며 말하는 모습에서 웃음과 궁금증이 자아냈다. 어떻게 왕 앞에서 저런 행동을 할 수 있지? 무슨 배짱에서 그랬는지 웃음이 났다. 무덤덤하게 그때 당시의 스님들이 처한 상황을 풀어나가면서 그 행동에 대한 의문점이 풀리기도 했다. 주연은 둘이었지만 묵직하게 <나랏말싸미>를 끌고 나가는 배우 박해일의 모습이 좋았다. 반면 송강호 배우가 한석규 배우와는 다른 세종대왕의 모습을 보여줬다고 느껴졌다. 겉은 강하지만 속은 여리고 와이프에게 미안함을 갖고 사는 송강호 연기 스타일의 인간미가 좀 더 느껴지는 모습이었다. 연기 중간에 두 아들이게 스님을 스승으로 모시라는 장면에서는 세종대왕이라면 정말 저런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랏말싸미>는 한글 창제라는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있다. 어느 영화와 같이 한글 창제 및 반포에 반대하는 모습도 나온다. 하지만 이러한 대립 장면은 다른 영화에 비해 큰 대립으로 보이지 않는다. 그저 두 주인공이 처한 위치에서 발생되는 대립이다 보니 공감대가 생기지 않는 듯했다. 이래저래 한글 창제는 완성되고 박해일이 연기한 신미대사와 불교의 도움으로 한글을 창제하게 된다. 이미 한글이 창제가 되고 반포되는 결과를 알아서였을까 영화를 보는 동안 쉽사리 이 대립에 감정 이입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나랏말싸미>는 역사왜곡으로 이슈가 있던 영화다. 영화나 연극은 사실을 기반으로 두고 창작을 발휘할 수 있다. 영화 <명량> 또한 확실한 결과를 두고 감독의 상상력을 더한 작품이다. <나랏말싸미> 또한 불교의 도움으로 한글을 창제했다는 설을 영화한 작품이다. 하지만 상상력이 너무 짙었을까? 관객들에게 역사 왜곡이라는 말과 함께 이슈가 되었다. 약 39초 만에 두 줄의 문구 "이 영화는 훈민정음의 다양한 창제설 가운데 하나를 영화적으로 재구성했습니다"라고 나오지만 후반부로 영화가 진행될수록 묘하게 기분이 이상해지는 것을 느꼈다. 우리가 머릿속에 그린 세종대왕의 행동과는 달라서 그랬을까? 아무리 영상 초반의 몇 줄의 글로써는 관객들의 이해를 바라는 점에서는 무언가 부족했다. 창작물인 점을 인정하지만 역사물 영화는 어느 정도 사실이 기반을 두지 않으면 이슈가 된 적이 많다. 관객의 입장에서 어느 정도 선을 지키면서 역사물 영화를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역사물을 기반이 둔 영화는 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게 어렵다는 점을 <나랏말싸미>를 통해 다시 느끼게 되었다. 그래서 이 영화, <나랏말싸미> 다시 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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